본문 바로가기
  • 안녕하세요,,, 안녕히가세요,,,,
일상

독후감)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by 차보루타 2023. 7. 29.

 

군대에는 진중문고라는 이름으로 책들을 보급해 준다.

진중문고로 보급되는 책들은 대부분 그 당시 베스트셀러들이고, 그중 하나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였다.

 

 

 

나는 군대에 있을 때 꽤 많은 책을 읽었었다.

내가 있던 부대에서는 부조리로 인해 신병 때부터 상병이 될 때까지는 내무반(생활관) 내에서 등을 기댈 수도, 누워있을 수도 없는 불편한 자세로 있어야 했다.

평상 모서리쯤에서 좌식으로 잠자기 전까지 버텨야 했던 주말과 일과 이후 시간이 너무나 괴로웠다.

그나마 편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체력단련실이나 책들이 있는 다용도실이었다. px나 싸지방은 이등병끼리 갈 수도 없었고 특히 싸지방은 선임들이 무조건 우선이었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없는 곳들이었다.

신병 때부터 상병이 될 때까지 다용도실에서 가죽이 다 해진 의자에 앉아 있던 것이 가장 편했었다.

 

상병이 되고 나서는 조금 뜸하게 되었지만, 우리 대대는 저녁 점호 때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는 문화가 있었다.

이 책은 그 당시 읽던 책 중 하나이자 내 군 생활 중에서 마지막으로 읽은, 미처 다 읽지 못한 책이다.

 

전역 후 예비군 4년 차가 될 동안 잊지 않았지만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미뤄두었던 책이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라는 책 이름처럼, 다음번에. 날씨가 좋을 때. 시간이 될 때. 하루를 미루고 이틀을. 사흘 나흘 그리고 몇 년을 미룬 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읽은 책은 내가 기억했던 책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이전에 읽었다고. 내용을 안다고 착각하면 지나쳐가는 내용들은 깊게 와닿지 않고 이내 다시 읽게 된다.

 

다시 천천히 조금씩 읽어나가 보았다.

 

세월이 지나면 나이가 들어도 관계는 만날 때 그 당시의 나이대로 그때 그 감정 그대로 만나게 되는듯하다.

엄마와 딸, 같은 학교를 다닌 동창, 그냥 동네 아저씨, 친했던 단짝 친구.

하지만 어떤 관계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죽고 못살았던 단짝 친구는 어색해지고, 오랜만에 만난 동창은 연인이 되기도 한다.

알고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그 모습은 좋기도 안좋기도 하다.

나를 모른다고 생각한 사람은 어쩌면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알수도 있다.

 

누구나 저마다의 서사를 가지고 있고 그 서사는 각자의 이유를 담고있다.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댓글